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요한15,9)
예수의 소화 수녀회
창설 및 영성김준호 레오 형제는 1924년 8월20일 전남 해남군 계곡면 여수리 567번지에서 아버지 김인학과 어머니 박도연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4년 일본군 징병으로 끌려갔다가 1945년 해방직 후 한국에 돌아왔다.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중 1946년 해남 교회에서 이현필 스승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계기로 수행을 위해 출가하였다.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 그대로 살고자 했던 이현필 스승을 따라 청빈·순명·정결이 녹아든 영성 생활을 하면서, 청년 김준호는 하느님의 섭리 아래 프란치스코 성인과 소화 데레사 성녀의 삶으로부터 감화를 받고 그들의 영성을 자신의 생애 안에 실현하고자 일생 동안 헌신하였다.
6.25 동란 중 피난에서 돌아온 김준호 형제는 광주천 다리밑으로 들어가 걸인들과 여러 해 동안 동거동락 하였고, 195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소화자매원의 전신인 ‘무등원’을 설립하여 오갈 데 없는 많은 결핵 환우들과 장애인들을 사랑으로 돌보았다. 그때 함께 봉사하면서 수도 정신으로 살고자 했던 자매들을 위해 1999년 1월18일 조철현 비오몬시뇰과 함께 천주교 광주대교구 소속 ‘예수의 소화 수녀회’를 창립하였다.
1970년대 중반 사회복지 시설 운영에서 물러난 김준호 형제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관상의 삶에 몰입하였고, 교파를 초월하여, 찾아오는 많은 구도자들과 영적으로 교류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일치와 타 종교인들과의 대화를 몸소 실천하였다.
“사랑을 살다, 사랑으로 죽는 것! 저의 희망 오직 이것 뿐!..” 평생 소화데레사 성녀의 시 <사랑을 살다>를 흠모하여 마음에 품고 온몸으로 사셨던 김준호 형제는 2010년 10월 27일 86세 의 일기로 선종하였다.